아침묵상, 삶의향기/˝삶˝ 향기·유머·시

흑백사진을 찍었다

resmile 2005. 9. 15. 08:58
흑백사진을 찍었다



 

 

-박남준

  자꾸 뒤돌아보는 사람이 있다 그가 강을 건너온 것은

옛날이었다 옛날은 다시 돌이킬 수 없으므로 스스로 늙어

자폐되었다 언제였던가 꿈결처럼 다가왔던 저편의 강가

그때 비로소 강가에 이르렀을 때 꽃과 나무와 새들의 시간

이 과녁처럼 가슴을 뚫고 멀어져갔으며 낡고 바래어 희미

해졌던 전생의 아수라 같은 삶들이 너무나 완강한 흑백으

로 뚜렷해지던

 

  누가 등뒤에서 부른다 강에 이르는 길이 저기쯤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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