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묵상, 삶의향기/˝삶˝ 향기·유머·시

가혹한 분말

resmile 2005. 8. 31. 13:47
가혹한 분말 



 

-  김록

 

지금이 어느 때인지 모르겠다

이곳에 누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그렇게 끝나 버렸지만

그 끝은 그것이 그렇게 끝난 것이라는 시작일 뿐이다

모르기 시작한다는 것은 죽어 가는 것들에 대해 살아나는 것이다

 

이 말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만 말이 왜 이렇게 말하는지 모르겠다

말 속에는 숨은 무거움과 숨은 가벼움이 있다

모든 말을 하고 있는 말의 가혹함은 그 말이라는 고전은

가끔씩 말의 의미일 뿐 사실 말하지 않은 말의 말씀이

나를 더 끈질기게 괴롭힌다

 

그것은 가끔씩 악의 의미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