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며/˝생각˝ 행복예찬

9월을 보내며…

resmile 2005. 10. 2. 10:37

· 수험생의 길, 그리고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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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짓다가도 결국은 잃어버리고 말,
나의 사명으로 어느새 바껴버린 수험생으로서의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했다.

 

수험생으로의 마음가짐을 잡고 보니
내게 남아있는 선택은 오로지 수능뿐이였다.

 

이름있는 대학교를 찾자 들려오는 "등록금은 어떻게 할꺼니?",
가고 싶은 학과를 찾자 "기숙사는? 알바는? 너무 멀잖니.."

 

난 어디를 가든 먼 거리는 상관 않고
등록금 역시 내 꿈을 위해서는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으리라,
내 뜻대로 나의 삶을 진행시키고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허나, 시간이 지나고 삶의 첫 관문을 눈 앞에 두고 곧 지나갈 것을 지켜보며
나의 뜻이 무엇인지 나의 길을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
나에게 들려오는 여러가지 길들 중에 무엇이 맞는지의 판단을 스스로가 내릴 수 없을때..
그때가 스스로에게 너무나 비참해지고 막막해지는 순간인 것 같다.

 

부모님께서는 높은 꿈은 이상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며
내가 원하는 학과의 대학교 모두를 포기하라고 하셨다.

부모님은 서울에 있는 학교 (지방대는 기숙사 문제, 거리문제...),등록금이 가장 싼 곳을 원하셨고

나는 이상적인 꿈과 현실 사이에서 결국 현실과의 타협을 결정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가정의 상황도 고려해보아야 한다는 것.
자식이 원하는 것을 해주지 못하는 부모님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기에..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여겨진다.
지금까지 내가 부모님이 부끄러웠던 적은 오직 부부싸움을 하였을 때 뿐,
그 이상 그 이하 무엇이 일어나든지, 이제 곧 성인으로 출발하고 더욱 성숙해지며, 모든지 견뎌낼 힘이 있으니..
나는 더이상 부끄러워할 무언가는 없다.

 

우리 가족의 사정도 생각하지 않고 원하는 학교를 정한 것은 결국 수정되어야만 한다.
우리 가족이 어떤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내가 원하는 꿈을 꼭 이뤄야만 하는 가 하는 생각과
내가 원하는 꿈인데, 시도조차 못하고 물러서야 하는 가의 두가지 상반된 생각으로 나는 하루하루가 나 자신과의 싸움 속 시간이였다.

 

나의 한계를 알고, 우리 가족의 한계를 알 때가 비로소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지만..
여전히 "이상"의 꿈을 접기엔 지금까지의 나의 노력의 대한 보상이

충분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학교 가는 길에 공사장을 보았다가
"안전 제일" 이라는 글자가 내내 내 머릿속을 떠돌아 다녔다.
안정된 삶을 보장해 준다는 글이 적힌 모든 매체, 신문이나 종이나 인터넷이나..
어떤 곳이든지, 대학교든, 직장이든, 군대든지 간에..

안정을 바라지 말자고 약속했던 나.

 

안정을 할때 비로소 낙오할 뿐이라고 나에게
다짐하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었는데..

 

나는 삶의 첫 장애물 앞에서
이상의 꿈을 쫓는 모험을 하는 대신 안정을 택하기로 한다.

그것의 이유가 나의 두려움때문인지, 나의 능력의 한계인지,
아니면 우리 가정의 한계를 명확히 그은 결과의 결정이든 간에
이유를 불문하고 역시나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수 없는 것 같다.

 

"서울 산업 대학교 기계 공학과"
서로의 의견을 좁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서로의 목표를 스스로가 조금씩 양보하는 길뿐이라 생각한다.
우리 가정의 한계와 나의 한계, 더 나아가 꿈의 한계까지.
조금은 서로가 아쉬움을 남기게 되는 결정이긴 하지만,
그 결정에 대해 반 정도는 만족한다하면 그나마 나은 것이 아닌가 하고 나를 위로해본다.

 

 

· Be the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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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9월의 마지막 날에서 사업계획서를 우편으로 보낸다.
담당 선생님과 상의를 하며 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고 수정하고 보완하며 완성된 하나의 작품.
컴퓨터 상에서 완성된 작품을 프린터로 뽑고 난 후 가지런히 정리하는 그 시간까지.

짧은 그 시간 속에서의 오묘한 느낌은 이루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인 것 같다.


'이렇게 막이 내리는 구나.'
하나의 거대한 파도를 휩쓸리지 않고 잘 견뎌낸 느낌이다.

자신감은 오만의 찬 실수일 것인가.
지난 중3, 홈페이지 대회장에서의 그 느낌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순간이다.
그 당시 작품을 끝마치고 나서 내게 말했었다.
"상 받을 만큼은 했어!"

 

선린 인터넷 고를 지원하면서 가산점이 붙었다 여겨진 그 상은..

자신감 속의 있었기에 나 자신에게는 예견된 일이였으리라...

그것이 진정한 자신감이라 생각한다.

 

수능이 끝나고 발표가 나는데,
이번 역시, 그러한 자신감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자신감이 나의 내면을 믿는 최상의 그 느낌이라면,
나는 더욱 순수해하면서 끝까지 웃으며 끝까지 나를 지키고
끝까지 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미래의 나를 꿈꿔보려는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혹여나 나의 자신감이 오만에 찬 실수라하면
더욱 겸손해져야할 필연적인 이유가 생기니,
그또한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리라.

어떤 결과가 나오든 나는 내 자신에게 후회하지 않을 만큼은 했다 여겨진다.

 

9월은 그렇게 흘러갔으며 고등학생으로서, 기초다지기의 9월이였다면
남은 10월과 11월은 본격적인 수험생으로서, 막판 뒤집기의 시간이 될 것이리라..
10월의 시작 앞에서 나 자신에게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