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달 남짓했던 청소년 창업대회. 그렇게 나는 글쓰기 시작했다. 넉넉한 시간 앞에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있다. 한글자
한글자 생각하고 적는 것이 모두 시험을 치루는 것 같다.
내가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검토하고 판결을 내려 줄 심사위원을
생각해보기도 하며 그 분들에게 어떤 글을 써야 좋은 글로 남고
좋은 생각으로 남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때도 있다.
딱딱한 글은 아닌 지, 지루해할 만한 내용을 쓰진 않았는지, 내가 계획한 것이 터무늬 없는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을지... 책을 참고하며, 내가 쓴 글보다 책의 내용이 좋으면 책의 내용을 옮겨적는 내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아쉬운 생각이 들때도
있다.
처음 작성하는 것이라 위로를 삼지만 여전히 안타까움의 미련을 버릴 수 없는 것 같다.
계획서를 보기 좋게 하기 위한 디자인 작업도 거치고, 생각의 실타래를 하나하나 살며시 풀어 헤치며 쌓여만 가는 A4 용지와 늘
내 귀에 멤도는 프린터 출력 소리. 몇일 동안 완성해서 쓴 글을 보고 추가할 것은 없는 지 생각하고 책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껏
생각한 것보다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르는데, 이미 완성한 글을 몇 번이고 새롭게 다시 쓸때면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인 듯 느끼지만 그럴수록 더욱
내 생각의 체계화가 되고 사업아이템으로 적절한가를 알아보게 되는 쓰디쓴 시간임을...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 한정된 날은 조금씩 다가오고 또 생각이 잘 나지 않을때나 혹은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글쓰기가
막막할때면 늘 아쉬움을 느끼며 내 마음을 잡아줄 시집을 읽거나 조급해 하는 마음을 추스리려 다른 일을 하곤 했다. 그럴수록 조급해지는
마음은 더욱 커져만 가고 완성할 수 있을까, 완성되야 할텐데,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완성해야 한다는 생각에도 사로 잡히곤 했다.
어쨌든 그렇게 지난 2주의 시간이 지나갔고
이제는 내가 작성하는 사업계획서의 전체적인 틀을 완성했고,
그 틀에 맞게 하나하나 내용을 채워넣고 있다. 그에 남은 시간 안에 사업계획서 제출은 가능하리라 생각하며, 9월을 의미있게 보낸
것이라 내게 뿌듯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허나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면,
사업계획서대로 진정 내가 시작할 것인가 라는 것이다.
계획을 짜는 것과 실행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것의 사업 추진은 별개의
문제임을..
그래서 전보다 더욱 나 자신과의 싸움에 뛰어들어야 할 시기임을 잘 알고 있다. 그 누구도 지금의 내가 겪고 있는 고민에 간섭할
시간도 공간도 없다. 오직 나만의 결정만이 남았을 뿐이다.
추진하든, 하지 않든 아니면 못하든 결정은 내가 하는 것이며
그 결정이 앞으로의 삶 속에서 후회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면
나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