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바리 병규형에게 보내는 편지
군바리 병규형ㅋ
잘 지내고 있지?
초등학교때 국군아저씨께 쓰는 편지 이후로 처음이야ㅋ
ㅋㅋ 그만큼 형도 늙었다는 건가(?)ㅋ 농담이구.
그냥 형 잘 지내나 해서.
그러고 보니 형한테 편지 처음 써봐ㅋ
간간히 누나한테서 들려오는 형의 소식 들으니까 기분이 참 묘한것 같아.
괜히 형 하루하루 생활하는 모든 게 궁금해지구..
나도 얼마 안 있으면... ㅋㅋ
군대 가기 전, 메신져에서 내가 말했던 거 기억나?
하루하루 일기 남겨보라구..^^
잘 쓰고 있나 모르겠네ㅋ
형 하루 일과는 어때?
특기병의 하루 일과도 듣고 싶어ㅋ
그리고 난 군대 일반병으로 갈 생각이야.
군대에서 조차 컴퓨터에 시달리면 스트레스 받아서 못 살 것 같더라ㅋ
군대에 가서 성격부터 바꿔볼 참이야ㅋㅋ
2년동안 그 곳에서 생활 한다고 내성적인게 외향적으로 바꿔지는 건 아니지만
자신감있게 행동하고 자신감있게 말하는 그런 내가 되었으면 해서.
군대에서도 여름방학이 있으려나?ㅋㅋ
그냥 특별한 기간 동안만 훈련 덜 받는 그런거ㅋ
아니면 자유 시간이 좀 더 많다던지ㅋ
형 모습 어떻게 바뀔지 참 궁금한데?
나한테는 군대가 이상적인 곳이거든ㅋ
주위에서 군대에 들어가면 살찐다는 말을 해서ㅋ
그거 하나만 믿고 있어ㅋㅋ
키도 크고 몸도 근육질에 충성! 하며 내 앞에 있는 형 모습을 상상하면
참 많은 생각이 날 것 같아.
형이 군대에 나와 사회생활할때 쯤이면 난 벌써 20대에 접어들었을텐데..
나도 곧 형 모습처럼 멋있게 되겠지?
그냥 내 모습을 되돌아보게 돼.
형도 나하고 성격 많이 닮았지?
착하고(?)ㅋ 성실하고 내성적!!
근데 지금도 누나 좋아하는지 모르겠네.
누나의 동생으로서, 또 둘이 잘 되었으면 하는 후원자의 입장에서 누나에 대한 힌트(?) 몇가지 알려줄게ㅋ
먼저 형 스스로가 자신감이 넘치는 형이 되어야 해.
누나는 누나를 이끌어주는 사람을 좋아하거든.
형이 무엇을 하자고 누나한테 말했을 때 누나가 좋아!라고 이끌어내야돼.
내 생각에 대섭이형을 더 따랐던 이유가 그런것일지도.
나도 형과 똑같애. 나의 초등학교때 그리고 중학교 그리고 현재 모두가 내성적인 사람이란걸. 물론 사랑이라는 것에서도...
그래서 요즘 "난 적극적인 사람이다." 를 마음속에 생각하곤 해.
그동안 누나와 형이 같이 있는 모습 봤을때,
내가 본 형은 누나 고민 상담사 같았어.
누나는 형을 만날때마다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지.
"병규는 내 고민 상담사니까 고민만 늘어나야 겠어."
고민은 형도 누나한테도 늘 웃음을 주지 못하잖아.
그러는 반면에 홍철이는..
나도 홍철이가 부러운데.. 홍철이는 내 성격과는 다른 것 같아 친하게 지내는 게 좀 부담스지만..
아무튼 홍철이가 누나한테 대하는 거 보면 내가 미쳐 생각 못한 걸 해내더라.
연애면에서는 홍철이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누나한테 신경쓰지 않고 있을 때 홍철이는 할수 있는 모든 걸 최선을 다했거든.
누나를 웃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워.
요즘 형때문에 서경석의 병영일기 보고 있어ㅋ
서경석 아찌는-_-a 100일 휴가때 직접 노래 녹음한 CD를 차안에서 들려주었데.
형도 이번에 멋진 이벤트 계획 해봐.
그리고 군대에서 쓴 형의 일기.
2년 2개월 후 쯤 누나한테 보여주면 누나 또 감동할지도 몰라. 누나는 그런 거 좋아해.
그리고 좀 중복되는 얘기 같지만,
형이 미래를 낙관적으로 봐야돼. 미래를 준비하는 형의 모습에 반할꺼야.
마지막으로.. 같이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해봐.
아주 사소한 거라도 괜찮아. 거대한 것도 괜찮구ㅋ
누나가 이번 여름방학에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더라구.
마침 나도 누나랑 똑같은 상황이라서 누나한테 같이 영어공부하자고 말했더니 누나가 즐겁게 승낙하더라.
누나가 필요한게 먼지 알고 미리 형이 제안해서 누나하고 무언가를 같이 해보면 아마 더 좋은 관계가 될지도 모르잖아ㅋ
형이 군대 입대할 즈음에,
형의 이야기가 나왔을때 난 누나한테 이렇게 말했어.
그동안 형이 누나한테 얼마나 잘해주었는지 한번 생각해봐.
형은 누나한테 정말 최선을 다했어. 근데 누나는 뭐야?
누나가 형한테 잘해준 기억이 많은 것 같아?
누나도 끄덕거렸어.
아무튼, 자주 편지 보내진 못하지만
군생활 잘하고, 예전 모습보다 더 멋진형의 모습 기대할게.
충성!
2004.7.15
- 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