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집을 잠시 떠나며…
교복을 벗고... -2006.2.6
그 느낌이 다시 찾아왔다.
졸업사진 찍던 학기 초의 느낌이며
놀러갔을 적 마지막으로 학생증의 혜택을 받았을 때의
느낌이다.
하지만 느낌만 같을 뿐 생각의 크기는 다르다.
시간만 변했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성인으로 변해 버린
내
몸과 마음이 성숙해진 걸 느낀다.
생각의 실타래를 풀어 헤친 일기 속 글자들도
미래 계획을 세울 때 조금 더 장기적으로 여유
부리며 생각하는 모습으로,
막연한 두려움으로 남았던 그 '무엇'이 이제는 해볼만 하며
부딪혀 보자는 마음으로 똘똘뭉쳐있는
자신감으로부터
성숙한 나를 느낄 수 있다.
교복만이 나의 옷이며 그것만이 나를 살게 해줄 것만 같았는데
이제는 내
몸에 꼭 맞지 않는다.
3년동안 입었던 나의 옷, 오직 나만이 입었던 옷인데
개학의 오늘, 내 몸이 거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에게는 과분한 옷, 귀찮게구는 옷, 오히려 무겁고
불편하기만한 생각들로 가득차 버리는데
이 옷도 이제 나의 과거에 기억될
하나의 장식품으로 밖에
기록을 남겨야 하는 시간에 와 버린 것일까.
교복이라는 단어도 낯설어지는 나의 마음은 어느새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일들 모두를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고이 간직해 버렸고 대학교, 군대, 직업과 미래만이
나의 생각에서의
주된 활동무대로 날개를 펼치기 위해 준비중에 있을 뿐이다.
앞으로의 나는 또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가슴벅찬 궁금함에 답을
내리고 싶지만 여백의 미소만 머금을 뿐,
이내 평화로운 풍경이 보이는 나의 순수의 세계로 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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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호식이의
졸업식. -2006.2.6
그와의 우정은 지금까지 변함이 없었고 서로의
믿음으로 맞이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허나 그와 함께한 졸업사진 하나 없다는 것,
끝끝내 아쉬워 하는 나를 달래며
마지막으로 교복을 입고 그의 학교를 찾아가
한 장의 추억으로 그동안의 있었던 모든 일들에 대해 추억상자에 담아두고
깨끗하게 내
기억 저편의 강물로 흘러 보내리라.
이제는 새로운 만남, 새로운 나, 새로운 시작, 스무살의 도전만이 남았을 뿐...
2006.2.8 친구 호식이네 학교에서 그와 함께 한 졸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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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마치며…
신기했던 것은 고3
1년동안, 삶에 치여있을 때는
그렇게도 어렵고 힘들었던 과정이 지금은 정말 작게만 보이고
나름대로는 한 곳을 바라보며 그 길로
가고자 했음을,
그래서 더욱 알차고 슬기로운 생활을 했다고 자부했음에도
어느 정도의 아쉬움이 남게 되고 (완벽한 것은 없다)
힘겨운 시절이었다고 남기고 싶었던 고등학생의 시간들.
성숙해진 지금에서 그 고백은 묻혀져야 한다고.
지금까지 겪었던 고난과
경쟁 속의 지친 몸과 마음은
견딜수 있는 고통이었음을..... 겸손해지자.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이겨내자.
성인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2006.2.9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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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친구들과의 만남
2006.1.19
고2 2학기 쯤에 인터넷상에서 만나 지금까지 메일상에서
내게 힘을 주며 늘 용기를 주었던 친구.
서로의 대학생활로 이제는 메일에서 조차 만날 수 없고
서로 다른 대학, 자주 만날 수도 없음에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우정만큼은 변치 않으리라. 지난 1년동안 내게 더없는 기쁨과 행복을
만들어 준 이 친구에게 감사할 뿐이며 자주 볼 수 없지만
서로의 꿈을 믿고 지금처럼만 성숙해지고
지금의 순수함을 언제까지 잃지 않기를…
2006.2.19
고3 학기 초, 약속을 했다.
우정친구끼리 모여 여행을 가자고.
오래토록 꿈꿔 오던 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로
우정 친구들과의 여행, 그 작은 소망을 이루게
되었다.
넷이서 서로 다른 고등학교 생활이였지만
역시나 유치원시절부터 같이 한 친구들이기에
2년을 보지 못했음에도 그 어떤 어색함도 없이,
이번에도 변치 않는 우정을 약속하며
즐거운 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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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을 앞두고…
1년을 제대로 보내기 위해 최고의 꿈을 키운 것이
교환학생 선발로 유학의 길을 잠시 동안 가는 것이었다.
허나, 외부의 사정도 그러하거니와 아직은 준비되지
않았다는 결론으로
그 목표를 수정하기로 한다.
과연 이번 1년을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
삼다, 영어.
두 가지만이 나를 살게 할 것이다.
세계 속 나를 설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영어와 삼다만이 유일한 길임을.
세계를 지식으로 알고 멀지 않는 그날,
지혜로 융합해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행, 진정으로 가고 싶을 때 가야 한다.
단지 세계를 알아야 한다는 이유때문에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너 스스로도 허무해 할 것이다.
여행을 떠나도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 아닌가.
동아리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전공 동아리는 과거의 실적보다는 현재의 실적이 중요하고
또한 맹목적으로 쉬는 동아리에 들어가는 것도 그리
좋은 것만도 아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으로 계속 교훈과 지혜를 얻을 수 있어야
좋은 선택을 한 것임을 잊지 말자.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성숙으로 가는 발자취를 한걸음 한걸음 옮겨보며
훗날 내가 어느 곳까지
걸어 오게 되었는지,
어디에 서 있는지 뒤돌아 서서 나를 성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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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자아를 찾아서…
자신의 또 다른 자아를 찾아 떠나는 것이 삶이라 하였다.
10대라는 시간의 토막에서 상담원만이 나의 유일한
길이라 정했다면,
20대의 토막에서는 IT공학자가 나의 길인지를 신중하게 다시 한번 물어보자.
10대에서는 그것이 나의 길이
아님을 나 스스로가 인정하였지만,
그것이 나의 짧은 지식과 지혜일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까지 나를 지키고 또 지켜서
최선의 노력과 나의 모든 것을 투자하여 나온 결론이
나의 길이 아니라 한다면 그때서 길의 방향을 돌리자. 결코 늦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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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이광호가 아니라,
충주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06학번
이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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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26일)
기숙사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저의 핸드폰 번호는 010.5680.2325 입니다.
다가오는 3월, 따스한 봄기운을 느끼며
새로운 각오와 새다짐으로 새출발 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