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mile
2005. 9. 15. 09:10
사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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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준
노래를 부른다 한밤중의 전화였다 그는 술의 취기가 모든 말과 그 음표들을 감고 올라 혀가 짧아졌다 징징거리는 어린아이가
문풍지를 타고 스쳐갔다 딸한테 배웠냐니 이상하게도 이 노래를 들려주면 그때마다 엉엉 울었다고 그때가 세 살이었는데 기타 내려놓는 소리 술 마시는
소리 얼마 전이었는데 이 노래를 듣다 생각이 나서 딸을 돌아보았는데 갸웃거리며 물었단다 딸은 하던 놀이를 멈춘다 노래를 듣는다 이 노래요 음음
이제 안 슬퍼요 내가 커졌잖아요
이제 이 노래를 들으면 그가 슬프단다 갈수록 슬퍼져서 아내와 딸의 잠자리에서 빠져나와 혼자 노래를 부른단다 술 마신단다 그래요
늙으면 어린애가 된대요 나의 이 말은 위로의 말이 되었을까 문득 나의 나이를 되뇌어본다
막막한 겨울밤에 눈 나리고 밖엔 저 세상을 달려온 늙은 바람의 노래가
적요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