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mile 2004. 9. 25. 22:40

[학교에서..] 아픔을 인식한 나.

하루 종일 두려움에 가득 차 있는 걸 느낀다.

그것을 떨쳐 버리려 해도 잘 안된다.

왜 그럴까.

오늘 있는 수행평가의 성적은 하락, 또 하락이다.

 

웃기도 싫다.

웃음이 나오질 않는다.

 

다리가 무겁다.

움직이기 싫다.

 

내 몸은 현실과 타협 하려 한다.

하지만 지금 내 마음은 요동치고 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집에 간들..

편안히 잠들 것 같지 않다.

오늘 하루 계획이 있지 않은가.

 

이렇게 병에게 질수 없다고..

 

별거 아니다.

이 병 별거 아니다.

 

넌 지금부터 이 악질과의 전쟁을 선포 해야 한다.

절대로 질 수 없다. 절대로...

누가 이기나 함 해보자.

덤벼봐. 이 자식들아.

 

[방과 후 집에서..] 더욱 심해진 병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안에서, 그리고 어떻게 집까지 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 스르르 무거운 가방이 발 옆으로 떨어진다.

교복을 벗지도 못한 채, 쓰러지는 몸을 느낀다.

숨소리는 거칠어지기만 하는데..

그럴수록 정신은 더욱 혼란해진다.

"광호야, 저녁 먹어야지"

할머니의 목소리에 잠에서 깬다.

저녁밥을 할머니께서 차려 주셨고,

억지로라도 먹는 나를 보며 눈물이 흘렀다.

그 눈물의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잠이 들었다가도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잠에 깨고..

그렇게 아픔을 느끼다 어느새 잠이 들고..

 

[그 다음 날..] 억지로라도 행복하다고 말하자.

다시 일어서리라 다짐한다.

어떤 일이 닥쳐 오던지 오늘 하루만큼은 아픔을 이겨보자고 다짐한다.

몸은 아팠지만, 내 정신은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렇게 서서히 회복되는 것 같다.

아픔을 잊고 다시 새롭게 열정 속으로 빠져들자고 내 안에 있는 나에게 말하고 또 말한다.

열정의 나를 기대하며, 몸이 빨리 낫기를 기대해본다.